고(故) 김상익, 이광호, 이준재 선교사의 죽음을 애도하며

선교사들, 코로나에 속수무책, 교단은 매장지라도 마련해야

이정환 | 입력 : 2021/04/16 [15:25] | 조회수: 101

 

 

4. 9 일자 한국기독공보를 통해 온두라스에서 선교사로 평생을 헌신한 김상익 선교사와 케냐 선교사 이광호 목사의 부음을 들었다. 코로나 19에 감염되어 제대로 치료도 해보지 못하고 운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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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광호 선교사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도 가지고 있지 못하지만 그러나 김상익 선교사에 대해서는 조금은 알고 있다. 10여 년 전의 일이다. 총회세계선교부는 고 김상익 선교사가 총회에 보고하지 않고 선교지를 이탈하여 선교사 복무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를 들어 선교사 해임을 결정했다.

 

그가 여러 가지 근거와 자료를 증거로 제출하였지만 총회세계선교부의 결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김 선교사는 온두라스 선교를 포기하거나 혹은 포기할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 총회의 결정으로 말미암아 당시 20여 년 가까이 쌓아올린 온두라스 선교사역 현장이 무너지는 크나큰 고통을 받았지만 그는 온두라스를 떠나지 않았다.

 

이런 고통의 와중에 있을 때 누군가를 통해서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연락이 왔다. 아무 힘도 없는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도 그에게 아무런 정치적 배경이나 힘이 되어줄 교회나 사람이 없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힘이 닫는데 까지 돕겠다고 약속을 하였다.


선교사 해임은 담임목사를 해임하는 것과 동일하다. 목사를 해임하려고 하면 합법적 권징절차를 통해서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세계선교부는 재판 절차도 없이 ‘선교사 복무규정’을 근거로 그를 해임하였다. 총회재판국은 세계선교부의 결정에 눈감아버렸다. 그러나 이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교단의 헌법은 “권징 없이 책벌을 할 수가 없으며 누구든지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세계선교부 선교사 복무규정은 선교부 내부규정이다. 다시 말하면 헌법에 예속되는 하위규정이다. 그러므로 헌법에 위배되는 규정은 무효이다. 그러나 총회 부서 중에도 힘 있는 세계선교부나 재판국은 이와 같은 법 절차를 무시하고 김상익 선교사를 해임하였다.

 

선교사 해임은 교회를 목회하는 목사를 해임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를 해임하더라도 교회는 존속한다. 그러므로 후임자를 청빙하면 된다. 그러나 선교사는 다르다. 선교사는 불모지를 일구고 개척하여 선교의 기반을 닦고 또 현지인들을 교화하여 함께 사역을 이루어 간다. 총회나 혹은 후원교회가 처음부터 관리하는 교회는 후임선교사를 파송하여 사역을 잇게 할 수 있다.

 

그러나 후원교회나 배경이 없는 선교사들은 개인이 여러 곳에서 도움을 받아 선교사역을 감당한다. 우리 교단이나 타 교단이나 많은 선교사들이 이렇게 열악한 상황에서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가 담임 선교사에게 문제가 발생하면 사실상 선교사역은 중단되거나 얼마 지탱하지 못한다. 김상익 선교사에 대한 해임은 그가 일군 복음의 터전을 파괴시키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나는 메일로 그가 보낸 자료를 모아 총회에 특별심판을 청구하였고 총회는 특별심판위원회를 구성하여 사건을 배당하였다. 물론 나도 정치부장의 자격으로 특별심판위원 중 하나로 위원회에 참석하였다. 그리고 김상익 선교사 해임은 위법이므로 선교사 복직을 강력히 주장하였다.

 

그러나 나의 항변은 역부족이었고 총회의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특별심판 위원들의 위력을 이길 수가 없었다. 특별심판위원회의 결정은 ‘기각’ 이었다. 물론 원고 신문이나 증언도 없이 불출석한 가운데 내려진 결정이었다. 그래도 공회의 정의를 기대했던 김 선교사의 마지막 희망은 물거품이 되었다.

 

그는 세계선교부의 결정에 따라 온두라스 사역을 중단하고 미국에 있는 아이들 집에 거주하고 있다가 총회특별심판위원회의 결정을 통보 받고 아이들이 거주하고 있는 미국을 떠나 한국으로 귀국했다. 그리고 법원에 총회의 결정이 무효임을 확인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동안 사역지는 파괴되고 가정은 살펴 볼 겨를도 없었다고 한다. 소송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선교의 끈을 놓지 않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유, 불리를 가리지 않고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수년에 걸친 소송 끝에 법원은 김상익 선교사의 손을 들어 주었다. 총회 세계선교부, 재판국, 특별심판위원회의 선교사 해임은 모두 위법한 결정으로 김 선교사가 평생 동안 일구어 놓은 선교지를 망가뜨렸음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재판에서의 승소는 사실상 의미가 없었다. 이미 모든 선교사역이 붕궤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한 배상으로 총회 세계선교부는 2,300만원을 김 선교사에게 지급하고 더 이상 소송을 진행하지 않기로 하였다. 물론 이런 내용을 총회 공식절차를 통해서 총대들에게 보고된 사실은 없다. 다만 세계선교부 경과보고서에 두어줄 기록으로 남겨 놓았을 뿐이다.

 

그러나 김 선교사는 낙심하지 않고 온두라스로 돌아가 처음 선교지를 밟던 심정으로 다시 선교의 터를 쌓게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 코로나19에 감염되어 세상을 떠났다. 아마 쉽게 눈을 감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그것은 질병의 고통보다도 평생을 바쳐 헌신한 온두라스 선교지의 파괴와 그리고 다시 시작한 그 사역을 누가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안타까움과 미련이 쉽게 이 땅을 떠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다음은 그가 지난 해 보내온 메일의 마지막 부분이다.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 선교사들과 목회자, 성도님들이 너무 많은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 중략 -   그러나 주님의 말씀에 난리와 난리, 전염병과 전쟁 같은 것이 있을지라도 <아직은 끝이 아니니 계속 복음을 전하고 선교 하라>고 하셨습니다. 온 세상에 주님의 복음이 전해야 그제야 끝이 납니다. 마지막 때 불법이 성하므로 많은 사람의 사랑이 식고, 선교의 열정이 사그라듭니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 이 천국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거되기 위하여 온 세상에 전파되리니 그제야 끝이 오리라>고 하셨습니다. 성도님 여러분, 낙심하거나 피곤하지 마세요. 그리고 주님 오실 때까지 계속 선교합시다. 주님의 은혜가 모든 교회와 목사님, 성도님들 가정 위에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


       김상익, 고에스더 선교사 올림

 

교단지인 한국기독공보는 안타까운 선교사들의 죽음을 비통한 심정으로 보도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총회 선교사로서 총회로부터 그가 어떤 고통과 아픔을 겪었는지에 대해서는 한 줄 언급도 없었다. 주께서 그를 신원하실 것이다. 고인의 유족들을 우리 주님께서 위로해 주시기를 기도한다.

 

이준재 선교사의 소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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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비보를 접할 즈음에 큰 위로와 기쁨의 소식을 들었다. 명성교회가 파키스탄에 파송한 이준재 선교사가 코로나19에 감염되어 위독한 상태에 놓였다는 소식을 듣고 명성교회 성도들이 그를 위해 기도하던 중 많은 메디칼 에어를 임차하여 이 선교사를 한국으로 데려와 치료할 수 있게 되었다는 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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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이 선교사를 귀국시키는데 필요한 외교적인 지원을 해 주었기 때문에 신속하게 귀국이 이루어졌다고 감사하는 이야기도 들었다. 참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이렇듯 명성교회가 최선을 다했지만 귀국한지 수일 후 이준재 선교사도 회복하지 못하고 소천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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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역자들이 십자가를 지고 죽음을 각오하고 사역에 임하지만 특히 선교사들은 선교지에 뼈를 묻을 각오를 가지고 사역을 시작한다. 우리 대한민국에 파송된 선교사들 다수가 이 땅에 뼈를 묻었다. 양화진 선교사 묘역이 마지막 그들이 영면한 곳이다. 그러나 해외에 파송된 우리 선교사들은 세상을 떠난 후 그들을 위한 매장지 하나가 없어서 개 교회 묘지나 혹은 개인묘지에 묻혀있다.

 

일천만 교인을 자랑하는 한국교회, 장자교단이라고 일컫는 예장 통합도 이렇게 세상을 떠난 선교사들을 위한 매장지 하나 변변하게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

 

하긴 파송되었던 선교사들이 휴가나 일시 귀국을 해도 마땅히 머물 곳 하나 변변하게 준비되어 있지 못한 형편이니 죽은 자들을 위한 매장지야 무슨 말을 할 수 있으랴!


총회가 파송한 선교사들 모두가 이런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을 때 총회는, 그리고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소천한 선교사들에게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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